손절매를 반드시 해야 하는 이유
2030대 젊은이들의 빚투로 대한민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20년 범지구적인 전염병의 발발로 역사적인 저금리 상황이 발생했고 2030 젊은이들은 미친 듯이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주식가격, 비트코인가격을 쳐다만 보아야 했다. 누군가는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에, 또 누군가는 지금의 임금이나 직장환경의 불만족으로, 아니면 생계에 도움이 되기 위해 등 각각의 이유로 빚투, 영끌을 해 자산시장에 뛰어들었다. 22년 말부터 대대적인 테이퍼링과 급진적인 금리인상으로 자산의 거품은 꺼졌다. 그리고 지금 2030의 개인회생 신청은 역대 최다를 찍었다는 뉴스기사를 어렵지 않게 접한다. 2년 전만 해도 주식, 코인에 투자를 안 하면 바보 취급을 받았었는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나 또한 개인투자자로 2019년부터 국내 주식 투자를 시작했었고 2022년에 큰 손실을 입고 지금은 배당투자만 하면서 투자스타일을 완전히 바꿨다. 매일 10분 20분마다 주식앱에 들어가면 예전과 달리 마음이 한결 편하고, 내가 했던 투자에 대해 생각하면서 환기가 된다. 마음을 비우고 오랜만에 동네 점에 가서 책구경을 했다. 많은 책들 가운데 내 이목을 끄는 책이 1권 있었다.
작가님이 주식 매매방에 직접 들어가 매매방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하고 조사한 개인투자자들의 특징이나 각 인물들의 생각들을 연구한 내용이다. 처음 챕터의 내용이 "작게 여러 번 따서 한방에 날린다"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실패를 겪게 되는 3단계를 이 책에서 소개를 하는데 읽을수록 내 얘기 같고 어쩜 이리 모두가 똑같은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내 경험을 토대로 얘기해 보겠다.
실패하는 개인투자 1단계 - 돈을 버는 단계
크든 작든 돈을 버는 경험을 한번 하게 되면 더 많은 자금을 집어넣을 뿐만 아니라 손해를 보더라도 계속 주식투자를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한다. 나 또한 급등하는 바이오 주식으로 몇 번 재미를 보았다. 미친 듯이 올라가는 액세스바이오, 삼성중공우, 신풍제약 등을 보면서 나도 세력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야금야금 살을 발라먹었었다. 같은 방법으로 계속 이익을 보니 "이렇게 쉽게 돈을 버는데 지금까지 나는 뭐 했던 거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
실패하는 개인투자 2단계 - 판돈이 올라가는 단계
과신편향이 생긴다. 지나친 믿음으로 치우친 경향을 말한다. 더 큰돈을 투자하면 그에 비례하여 얻게 되는 수익도 더 커진다고 생각한다. 나도 점점 자신이 붙으니 투입하는 금액이 점점 늘어난다. 총 투입금액 100만 원으로 내가 원하는 매매기법으로 수익을 냈을때 아쉬웠다. 100만원 말고 400만 원, 800만 원이었으면 수익이 몇 배는 뛰는데 하면서. 결국 겁대가리 없이 하락할 때마다 물타기를 시전 하여 21년 2월 박셀바이오로 300만 원이 넘는 수익을 벌었다. 빨리 상승하면 아쉬웠고 종목이 더 떨어지길 원했다. 떨어질수록 물타기를 해 평단가를 낮춰놓고 급락 후 한번 튀어 오를 때 내 매도 기준선에 도달하면 전량 매도하면 수익이 어마어마하게 뛰었으니 말이다. 21년 12월 결국 사고를 쳤다. 2년간 해오던 방식으로 에디슨 ev로 2천만 원을 벌었다. 이제 나는 부자가 되는 길만 펼쳐지는 줄 알았다.
실패하는 개인투자 3단계 - 물타기
그러다 결국 임자를 만났다. 21년 6월 무상증자 테마주에 잘못 들어갔다. 내 마이너스 통장과 미국 배당주(당시 연 100만 원에 가까운 배당이 나오는)를 모두 동원하여 몰빵 했다. 내기법이 안 통하는 매매차트도 있긴 있었지만, 무상증자 테마주는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매도 시 내 예상수익을 계산기에 적어보며 이 돈으로 무얼 할까만 생각했었다. 그러고는 빠져나오지 못했다. 몇 달간 나는 내 주식에 물을 타고 물린 후부터 유튜브에 매매정보방에서 올려주는 영상을 빠짐없이 다 보았다. 확증편향에 들어왔다. 목소리는 동일하지만 어제는 신팀장이었다가 오늘은 김팀장으로 소개하는 사람의 영상을 보면서 물량을 다 모았고 이제 150%의 상승을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를 듣기 위해 유튜브 검색창을 몇번이고 새로고침을 했었다. 확증편향에 빠지면 자신이 투자한 종목이나 시장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악재의 영향을 최소화하여 평가한단다. 내 판단이 맞았다는, 내 생각과 같은 비슷한 정보만 귀에 들어오고 나머지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몇달간 마음고생을 하다가 22년 말 급격히 치솟는 금리에 마이너스통장 이자를 감당하기 못하고 심리가 무너졌다. 결국 다 정리하고 3년간 벌어놓은 수익은 고사하고 원금에서 3천만 원 가까이의 손실을 보았다.
이 책에서 인터뷰한 전업투자자들이 지키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 손절매라 소개한다. 손절매가 자신을 지켜주는 생명선과 같음을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실패를 인정해야 하는 내 자존심이 문제였다. 행동재무학에서 소개하는 전망이론에서 손실을 실현할 때의 고통은 같은 양의 수익을 실현할 때의 기쁨보다 약 2배 정도 크다고 한다. 나의 작년의 실패도 손절을 확정하지 못한 것에서 기인한 스노볼이 커지고 커져 내 계좌를 터뜨려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다시 주식투자를 시작할 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실력을 갈고닦아야겠다.
'마인드세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흙수저가 부모를 원망하는 이유 (1) | 2023.08.22 |
---|---|
네가 흙수저에서 탈출 못하는 이유 (1) | 2023.08.13 |
[마인드세팅] (6) MZ세대가 돈을 아껴야하는 이유 (0) | 2023.03.07 |
[마인드세팅](5) 돈이 돈을 벌어야한다(패시브 인컴) (1) | 2023.02.21 |
[마인드세팅](4) 인간관계가 부에 미치는 영향 (0) | 2023.02.19 |